부활전 칸타타/보라 어린 양/정기평

[작곡자의 변]

곡의 내용이나 수준은 차치하고, 저로서는 작곡생(?)으로서의 꿈을 반은 이룬 것 같아 기쁩니다. 교회음악에 처음 손을 댔을 때 나도 칸타타 하나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는 게 꿈이었으니까요.

곡을 만들면서 두 가지에 주력했습니다. 하나는 대부분 아마추어로 구성된 교회 찬양대를 이끌어야 하는 지휘자 분들의 요구에 따라 비교적 짧고 쉽게 쓰자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쉽더라도 어느 정도의 수준이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여섯 개의 합창곡은 비교적 쉬운 쪽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소프라노와 테너 음들은 '높은 G'도 몇 군데 있지만 대부분 '높은 F'를 넘기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준'에 관한 평가는 이 곡을 선택하시는 분들의 몫이겠지요. 독창곡 두 곡 중 앞의 것 - “이 잔을 내게서”는 멜로디에 주안점을 둔 반면, 뒤의 것 - “보라 어린 양”은 반주에 고민을 많이 담았습니다. 또한 곡들 중에는 브람스와 차이코프스키, 쇼팽 곡의 모티브나 화음 진행을 참고한 부분도 있음을 밝혀둡니다.

작곡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고충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주변의 격려에 힘입어 작곡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특히 이 칸타타 작곡의 동기를 유발해 주시고 곡을 잘 가다듬도록 좋은 충고 주신 <합창사모> 카페 주인 홍정표 교수님, 기꺼이 책으로 내 주신 호산나음악사 김창현 사장님, 제곡에 성원해 주신 지휘자들의 모임 나눔>의 김요한 단장님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들, 그리고 이 곡을 선택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곡을 만들 때 다시 들춰 본 성경의 관련 구절들에서 예수님의 고난이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일을 기억하면서 우리를 위해 목숨 바치신 그분을 먼 발치에서라도 따르고자 한다는 신앙 고백을 드립니다. 이 칸타타의 주제도 그런 부분에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2003. 1. 정기평)